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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2 · After 2010 2010년 이후

일본의 '아마에'(응석·의존) 같은 행동은 한국에도 흔하지만 한 단어가 없고, 그 바탕 심리는 '정'이라고 코퍼스로 분석

한국의 ‘정(情)’과 일본의 ‘아마에(甘え)’에 대한 인지적 고찰

김명희 (2012). 한국의 ‘정(情)’과 일본의 ‘아마에(甘え)’에 대한 인지적 고찰. 비교문화연구, 27, 471-496. 원문(무료) →

QUESTION

일본의 '아마에' 같은 현상이 한국 문화에도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비슷한지, 그리고 이를 언어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FINDINGS

일본어 '아마에'에 딱 맞는 한국어 단어는 하나로 있지 않고, 애교·아양·어리광·응석처럼 서로 닮은 여러 단어가 함께 쓰인다.

‘아마에’에 해당하는 개념이 한국어에는 단일 용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p7
‘애교’, ‘아양’, ‘어리광’, ‘응석’의 대표적 한국어 표현을 살펴본 결과p7
‘가족유사성(family resemblance) (Wittgenstein 1953)’의 특징을 가진 여러 개의 단어가 공존하는 듯하다p7

같은 코퍼스에서 '정'은 308번 나와, 애교·응석 같은 단어들보다 훨씬 자주 쓰였다.

현대 문어코퍼스를 검색한 결과, 308회의 ‘정(情)’을 발견하였다p9
위의 다른 단어와의 빈도수의 격차는 놀라운 것이며p9

용례를 종합하면 '정'은 오랜 시간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끈끈한 감정이다.

‘정’은 오랜 시간에 걸친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끈끈한 감정이다p17

어리광·응석 같은 어린아이식 의존 행동은 살펴본 모든 예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졌다 — 흔하지만 사회적으로 권장되지 않는 행동이다.

모든 예에서 이러한 어린아이와 같은 의존 행위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추어지고 있다는 것이다p21
즉, ‘정’ 때문에 생긴 흔한 행동 양상이긴 하나, 사회/문화적으로 권장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p21

'아마에'는 '아마에루'라는 동사가 있어 마음과 행동을 함께 가리키지만, '정'은 동사형이 없어 감정만 가리킨다.

‘정’의 경우에는 ‘정다운’ ‘다정하게’와 같은 표현은 있으나 동사형은 없는 것으로 보아p22
일본어의 ‘아마에’가 심리/행동체계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라면, 한국어의 ‘정’은 오히려 그 심리 상태만을 이르는 표현임을 알 수 있었다p22
‘아마에’가 ‘아마에루(甘える)’, ‘아마야까수(甘やかす)’라는 동사형을 가지고 있는 반면p22

IN DAILY LIFE

가까운 손윗사람을 '형·오빠·언니·누나'로 부르고, 이상적인 선생님이나 회사 상사를 '어머니·아버지' 같은 사람으로 여기는 것 — 가족의 정이 가족 밖으로 넓혀진 모습.

친한 손윗사람은 ‘형’ ‘오빠’ ‘언니’ ‘누나’가 되고, 이상적인 선생님과 회사 상사는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다p19
가족 간의 관계를 규정짓는 ‘정’이라는 개념이 가족 밖으로도 확대 투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p19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 접시가 이웃집 담장을 넘어 오가며 웃음을 나누는 이웃 간의 정(코퍼스 용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접시가 담장을 넘으며 웃음을 교환하는 형태로p19
우리 겨레의 이같은 뿌리 깊은 이웃간의 정은 김이 모락모락p19
주의 — 학술지가 공개한 무료 원문(PDF)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글(문어) 용례를 분석한 언어학 논문입니다.
In depth

심층 해설

이 논문을 더 깊이 — 모든 문장에 원문 인용과 쪽 번호가 붙습니다.

배경

연구는 '일본어의 아마에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아마에는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언어학적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일본어의 아마에(甘え)란 과연 무엇인가?’하는 매우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하였다p1
일본 문화 및 일본인을 이해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알려져p1
언어학적인 관점에서의 연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2

아마에는 흔히 일본만의 고유한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슷한 현상이 한국 일상에서도 자주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마에’는 흔히 일본이라는 나라를 특징지어 주는 개념(uniquely Japanese concept)으로 잘 알려져 있다p3
‘아마에’와 같은 현상은 한국의 일상생활에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p3

방법

실제 글 속 단어 쓰임을 모은 말뭉치(코퍼스)를 검색해 빈도와 용례를 살피고, '정'의 쓰임을 은유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본 인지적 분석이다.

21세기 세종계획 현대 문어 코퍼스(7백만 어절)
아마에와 비슷하고 비교적 중립적이며 자주 쓰이는 애교·응석·어리광·아양 네 단어의 빈도와 용례를 본 뒤, '정'이 들어간 용례를 모아 어떤 비유로 쓰이는지 분류했다.

21세기 세종계획에서 제공하고 있는 7백만 어절의 현대 문어 코퍼스를 검색하였다p4
비교적 중립적 의미를 가지며 빈도가 높은 ‘애교’, ‘응석’, ‘어리광’, ‘아양’ 의 네 개의 표현을 선택하여 살펴보았다p4
‘정’의 의미체계를 코퍼스에 나타난 실제 언어 사용을 통한 인지적 분석을 통하여p9
본 코퍼스에서도 그와 유사한 개념화의 예를 볼 수 있었다p10

자세한 발견

네 단어의 빈도는 애교 47회, 응석 46회, 어리광 30회, 아양 9회였다.

(1) ‘애교’ 47회, (2) ‘응석’ 46회, (3) ‘어리광’ 30회, (4) ‘아양’ 9회p4

'애교'는 긍정적인 여성적 특징이나 웃어넘길 만한 작은 실수를 가리켜 대체로 긍정적인 뜻으로 쓰였다.

‘애교’는 코퍼스에서 긍정적인 여성적 특징을 지칭하거나 웃어넘길 수 있는 작은 실수를 지칭하여p5

'응석' 46회 중 32회는 일본 문화를 다룬 한 권의 책에서 나온 것이어서, 응석의 빈도는 그만큼 부풀려져 있었다.

‘응석’의 경우 46번 중 32번이 한 자료에서 나온 것이었다p6
코퍼스 자료 중의 하나인 김용운(1985)이 일본 문화에 관한 저서로 ‘아마에’와 유사한 개념으로 ‘응석’을 사용하였기에 ‘응석’의 빈도가 높아졌음은 유의할 점이다p6

'정'은 308회 나와 다른 단어들과 큰 차이를 보였고, 저자는 이를 정이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개념이라는 결과로 본다.

현대 문어코퍼스를 검색한 결과, 308회의 ‘정(情)’을 발견하였다p9
위의 다른 단어와의 빈도수의 격차는 놀라운 것이며, ‘정(情)’이야말로 실로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개념임을 알 수 있는 결과라 하겠다p9

'정을 쌓다', '정이 두터워지다'처럼 정은 차곡차곡 쌓이는 물건으로 그려져, 관계가 만들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담는다.

‘정’을 차곡차곡 쌓거나 두터워지는 것으로 개념화하여 그 관계의 형성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함을p11

정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끈으로도 그려져, 관계의 시작과 끝을 '정을 붙이다·떼다·끊다·떨어지다'로 말한다.

‘정’의 관계가 시작하고 끝나는 것을 ‘붙이다, 떼다, 끊다, 떨어지다, 단절되다’ 등의 비유를 사용한다p14
여기서의 ‘정’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 끈에 비유된다p14

'정에 굶주린 아이들'처럼 정은 먹고 마셔야 하는 자양분으로도 그려져,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감정이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으로 비유된다.

정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부수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비유되고 있다p16
때때로 ‘정’은 사람이 먹고 마셔야 할 자양분으로 개념화되곤 한다p16
코퍼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예를 볼 수 있었다. (33) ㄱ. 정에 굶주린 아이들이라p16

어리광·응석 같은 의존 행동은 정 때문에 생기는 흔한 모습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권장되지는 않았다.

사회/문화적으로 권장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p21
모든 예에서 이러한 어린아이와 같은 의존 행위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추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정’ 때문에 생긴 흔한 행동 양상이긴 하나p21

저자의 해석

저자는 한국어에는 아마에처럼 마음과 행동을 한꺼번에 가리키는 단어가 없고, 행동을 가리키는 말(애교·응석 등)과 마음을 가리키는 말(정)이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행동양식을 지칭하는 표현과 심리 체계를 표현하는 표현이 별개로 존재함을 주장하고자 한다p8
본 연구는 한국어에는 ‘아마에’와 같이 심리와 행동양식 모두를 지칭하는 단일한 개념의 단어는 존재하지 않으며p8
위의 ‘애교’, ‘아양’, ‘어리광’, ‘응석’ 등의 행동을 가능케 하는 한국적 개념으로서 ‘정(情)’을 제시하고자 한다p8

가족에서 넓혀진 정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에서는 법이나 사회 정의보다 감성과 직관이 더 힘을 발휘한다고 본다.

법이나 사회 정의보다는 감성과 직관이 더 힘을 발휘하게 된다p20
가족 관계에서 투사된 ‘정’을 바탕으로 한 사회 공동체 안에서는p20

저자가 밝힌 한계

용어 풀이

아마에(甘え) 아기와 어머니의 관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어른이 마치 아기처럼 다른 사람에게 기대며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는 것.

어른이 마치 아기의 역할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며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p3
도이(1973)에 따르면, ‘아마에’는 아기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시작되며p3

아마에루·아마야까수 아마에를 하는 쪽은 '아마에루', 그것을 받아 주는 쪽은 '아마야까수' 한다고 말한다.

‘아마에’를 하는 사람은 ‘아마에루(甘える)’ 한다고 하고, 이를 받아주는 상대방은 ‘아마야까수(甘やかす)’한다고 말한다p3

은유 한 개념 영역을 다른 익숙한 개념 영역에 빗대어 이해하는 생각의 과정(예: 정을 '쌓이는 물건'으로 이해하기).

은유란 한 개념 영역(‘목표영역’)의 측면에서 다른 한 개념 영역(‘근원영역’)을 이해하는 인지 과정이다p10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의 신체, 사물 등으로 개념화하는 것이다p10
‘정’을 차곡차곡 쌓거나 두터워지는 것으로 개념화하여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