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법한국의 문화심리학 E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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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5 · Key paper

한은 자기가치감이 다친 감정, 신명은 그것이 회복되는 기쁨 — 신명이 생기는 두 갈래 길을 문헌으로 정리

신명에 대한 문화심리학적 고찰

한민, 한성열 (2007). 신명에 대한 문화심리학적 고찰.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Korean Journal of Psychology), Vol. 26, No. 1, 83-103.

QUESTION

한과 신명에 대한 기존 문헌들을 분석해 신명의 문화심리학적 의미를 밝힌다.

FINDINGS

한은 자기가치감이 다치거나 사라져서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고, 신명은 다친 자기가치감이 회복되면서 느끼는 긍정적 감정이라고 본다.

한은 자기가치감의 손상 혹은 상실에서 비롯된 부정적 정서를 의미하며, 신명은 손상된 자기가치감의 회복으로 인한 긍정적 정서경험을 뜻한다p1

신명은 강렬한 긍정적 감정을 동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집단적으로 번지며, '약속된 무질서' 속에서 쌓인 부정적 감정을 풀어 준다.

강렬한 긍정적 정서를 수반하며, 둘째, 집단적 전이양상을 보이고, 셋째, 일종의 약속된 무질서 상태를 통해서 누적된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p1

신명이 생기는 길은 두 가지다. 한의 원인 자체가 풀려서 생기는 경우와, 원인은 그대로인 채 다른 계기로 신명이 만들어지는 경우.

첫 번째는 한의 원인이 해소됨으로 인해 신명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한의 원인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p16
한의 원인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과는 다 른 차원의 동기와 계기에 의해 신명이 조성되 는 경우이다p16

오늘날 한국인이 겪는 '한'은 오래 삭인 체념의 감정이라기보다, 한의 초기 상태인 억울함·분함('원')에 더 가깝다고 본다.

현재 한국인들이 경험하는 ‘한’의 심리는 한의 정동적 정서 혹은 한의 초기 심리상태인 원(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p12
한이 억울함, 분함의 정동단계에서 자탄, 자책, 관조 등의 과정을 거쳐 정서체계로 스며들고, 체념 적, 무상적 성격수준으로까지 내재화되었다면p12

IN DAILY LIFE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에서 사람들이 큰 소리로 노래하고, 처음 보는 사람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고, 차 위에 올라서는 등 평소에 하기 힘든 행동을 한 것.

처음 보는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고, 차량 위에 올라서는 등 평소에는 하기 힘든 행동들을 보였는데p6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에 나선 이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함성을 지르며p6

명절과 전통놀이, 요즘으로 치면 친목회나 회식이 쌓인 부정적 감정을 풀어내는 신명의 계기 역할을 한다.

명절이나 전통놀이, 근래에 와서는 친목회나 회식 등도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리라 생각된다p16
이러한 계기를 통해 사람들은 의식적이든 무의 식적이든 그동안 누적되어온 부정적 정서를 배 출하고p16
주의 — 스캔한 원문을 글자로 바꿔 근거로 삼았습니다. 숫자는 인용에 그대로 보이는 것만 옮겼습니다. 자료를 새로 모으지 않은, 문헌에 기반한 이론 논문입니다.
In depth

심층 해설

이 논문을 더 깊이 — 모든 문장에 원문 인용과 쪽 번호가 붙습니다.

배경

한은 한국인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으로 여겨져 왔지만, 그 부정적인 면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한이 한국인의 대표 정서처럼 알려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다만 한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필요이상으로 강조되어 왔고, 그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한이 한국인들의 대표적 정서처럼 알려p2
한이라는 개념이 한국인의 마 음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p2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에서 '신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떠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는 ‘신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p3

방법

기존 문헌과 이론을 바탕으로 논의한 이론 연구다.

민속학·한국학, 전통예술(한국무용), 경영관리 분야의 신명 연구와 한에 관한 연구 문헌
먼저 문헌 속 신명의 상태와 기능을 정리한 뒤, 신명이 생기는 원리에 대한 기존 견해를 검토했다.

신명이 발생하는 원리에 대한 기존의 견해들을 검토하였다p4
본 연구는 문헌과 이론을 바탕으로 신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p16
조동일(1997)등을 필두로 한 민 속학 및 한국학 분야와 전통예술 분야p4
신명의 상태에 대한 묘사는 또한 전통예술, 특히 한국무용 분야의 연구들에서p5
그리고 경영관리 분야(이면우, 1992; 이장 우, 이민화, 1997) 등이 그것이다p4
문학이나 민속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한에 대한 논의들은p9
본 연구에서는 먼저 기존 연구 및 문헌들 에서 나타나는 신명의 상태적 측면과 결과․기 능적 측면을 살펴보고 그 후에p4

자세한 발견

신명의 상태는 흥분·도취·환희 같은 감정과, 직관과 통찰이 극대화된 특별한 인지 상태를 함께 띤다.

신명은 흥분, 도취, 환희 등의 정서와 극대화된 직관 및 통찰력이라는 변형된(altered) 인지를 수반하는 상태p4

신명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빠르게 번지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내 일처럼 함께 겪는 한국인의 '심정 교류'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신명이 집단적 전이의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인들의 심정교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p5
신명의 정서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이된다는 점이p5
상대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심적 경험을 자기 자신의 경험으로 치환하여 공경험 (共經驗, co-experience)하는 일에 민감하며p5

신명 속의 난장판은 아무렇게나 무너진 혼돈이 아니라, 평소엔 못 하던 감정 표현과 행동이 허용되도록 문화적으로 '약속된 무질서'다.

신명에서의 난장은 아노미적인 혼돈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약속된 무질서로p7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없 는 감정표현과 행동들이 허용되는 현장이다p7

신바람이 난 사람의 노동력은 '1+1=3'이 된다는 말처럼, 신명은 따져서 설명하기 어려운 잠재력을 끌어낸다고 여겨져 왔다.

신바람이 난 사람의 노동력은 1+1=3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것이다p7
눈물로도 나타나지만 논리 적으로 따져지지 않는 저력으로도 나타난다고p7
억눌려 있던 잠재력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순 간이다p7

한이 생기는 세 경우(부당한 차별, 불행한 결핍, 되돌릴 수 없는 자기 실수)의 공통점은 모두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 유형의 한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p12
부당한 차별 및 업신여김에 의 한 한과, 불행성 결핍으로 인한 한, 그리고 취 소불능성 자기실수로 인한 한이 그것이다p12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경우에 느끼게 되는 것이 한의 감정이다p12

선행 이론에 따르면 한국인은 자신을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중심적 존재로 여기는 '주체성 자기'를 가져서, 무시당할 때 자기가치감이 크게 다친다.

한국인들은 자신을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심적 존재로 지각하는 주체성 자기(subjective self)를 가지며p13
주체성 자기가 우세한 한국인들이 한 을 경험하게 되는 조건, 즉 자신의 지향이 무 시되고, 이상적 자기상이 손상을 당하며p13
이상적 자기에 근거한 자신의 높 은 자기가치감에 대한 심각한 타격을 의미하는 것이다p14

한이 직접 풀리는 신명의 예: 일제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사람들의 마음, 마침내 이도령을 만난 춘향이의 심정.

오랜 일제의 지배를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사람들의 마음상태나 마침내 이도령을 상봉한 춘향이의 심정이 신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p14

불행의 원인이 사라지지 않아도, 명절이나 절기 같은 계기로 '우리'라는 정체성을 확인할 때 신명이 생긴다.

에 의해서 ‘우리’라는 정체성을 확인하게 될 때, 신명이 발생한다p15
특별히 불행의 원인 자체가 제거되는 전환적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어떠한 계기 (명절이나 절기)에 의해서p15

저자의 해석

신명은 자기가치감의 회복에 그치지 않고, 쌓인 부정적 감정을 밖으로 내보내는 '배설 체계' 역할을 해 왔다.

그것은 신명이 부정적 정서의 배설체계라는 것이다p16
그러나 한국문화에서 신명이 갖는 의미는 단 지 자기가치감의 회복에 그치지 않는다p16
신명 의 또 다른 의미는 신명의 수행해 온 기능적 측면에서 발견할 수 있다p16

과거의 한이 자기 탓·체념으로 안으로 삭여졌다면, 오늘날의 한은 억울함과 분함을 밖으로 드러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현대 사회의 한은 억울함과 분함을 외부로 표출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p12
한이 억울함, 분함의 정동단계에서 자탄, 자책, 관조 등의 과정을 거쳐 정서체계로 스며들고, 체념 적, 무상적 성격수준으로까지 내재화되었다면p12

바깥 사건으로 수동적으로 회복되는 신명뿐 아니라, 자기 의지와 노력으로 자기가치를 능동적으로 회복하거나 표현하는 신명도 가능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의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기가치의 회복 혹은 자기가치의 표현에 의한 신명도 가능할 것이다p17
외부적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수동적으로 자기가치감이 회복되어 신명을 느낄 수도 있겠 지만p17

저자가 밝힌 한계

이 연구는 문헌과 이론만을 바탕으로 했으며, 그것만으로는 한국인이 실제로 겪는 신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스스로 밝힌다.

본 연구는 문헌과 이론을 바탕으로 신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한국인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신명을p16

용어 풀이

신명 한국인의 신비 경험에서 온 말로, 신이 내리는 순간과 그에 따른 흥분·도취된 마음 상태를 가리킨다(김열규의 정의).

신명은 한국인의 신비경험에서 유래하는 말로 신지핌(接神)의 순간과 그에 따르는 흥분, 도취된 심리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p4

난장 여러 사람이 이리저리 뒤섞여 마구 떠들거나 덤벼서 뒤죽박죽이 된 곳, 또는 그런 상황.

‘난장’이란 여러 사람이 어리저리 뒤섞여 마구 떠들어대거나 덤비어서 뒤죽박죽이 된 곳p6

원(怨) 한이 처음 생겼을 때의 감정 상태. 이것이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 '한'으로 자리 잡는다.

이렇게 발생한 한의 초기 감정 상태는 ‘원(怨)’으로p10
원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한’으 로 정착하게 된다p10